어제 6월 9일 출시된 최초의 클레이튼 기반 스테이블 코인 카이(KAI) 프로토콜은 1달러에 가치가 고정되는 것이 목표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가격이 111달러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인데 어떻게 이런 현상이 가능할까요? 또 이만큼 오르기도 한다면 스테이블 코인임에도 불구하고 1달러를 한참 하회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번 포스팅을 통해 카이 프로토콜의 원리와 미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이 스테이블 코인을 만드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가장 대표적으로 테더(USDT)의 경우 1달러를 담보로 받고 1 테더를 발행해줍니다. 따라서 테더를 만들때 부터 달러와 1:1 가치가 고정되므로 테더는 1달러에 페깅된 스테이블 코인이 됩니다. USDC는 USDT와 같은 원리이지만 센터(CENTRE)에서 발행한 것으로, USDT와는 발행사만 다를 뿐이지 1달러를 담보로 받고 발행하는 것은 같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이더리움(ETH)을 담보로 받아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 다이(DAI)가 있습니다.
반면에 이번에 출시된 카이 프로토콜은 마찬가지로 1달러를 추종하는 스테이블 코인이지만 1달러를 담보로 받아 발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카이 프로토콜과 같은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을 알고리즘 스테이블,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시뇨리지 쉐어(Seigniorage Share) 이라 부르는데요. 시뇨리지 쉐어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은 카이 프로토콜이 최초가 아닙니다. 이미 다른 스테이블 코인들이 동일한 알고리즘으로 출시되었고, 다만 클레이튼 기반은 카이 프로토콜이 최초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시뇨리지 쉐어 방식의 다른 스테이블 코인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살펴본다면 카이 프로토콜의 미래도 예측해 볼 수 있을 텐데요. 안타깝게도 썩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inanace Smart Chain, BSC) 기반 1달러 추종 스테이블 코인인 바이낸스 BDO(bDollar)는 카이 프로토콜의 sKAI, bKAI와 마찬가지로 sBDO, bBDO를 통해 BDO의 시장 가치를 1달러로 유지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아래 사진이 그 결과입니다. BDO는 1달러가 아닌 0.09 달러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목표가의 1/10 수준인 것이지요. 이와 비슷하게 Carbon이라는 기업에서 1달러 스테이블 코인 Carbon USD를 발행했었으나 1달러 유지는 고사하고 이제는 검색조차 잘 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결국 시뇨리지 쉐어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시장 성장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성자하지 못한다면 결국엔 1달러 가격을 복구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이 언제든 폭락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성장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쉽게 말해 비트코인이 다시한번 폭락해 아무도 이 시뇨리지 쉐어 스테이블 코인이 다시 1달러가 될거라 믿지 않는다면 수요는 줄어들고, 시장 원리로 가격을 맞추려던 시도는 물거품이 될 것입니다. BDO가 상장 이후 1달러가 되기까지 2개월 가량 걸린 뒤 계속 하락해 0.09달러가 되었으니 카이 프로토콜이 언제 하락할 지, 혹은 상승할지 예상하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비슷한 시기에 SBDO도 고점을 찍었으니 잘 판단하시기를 바랍니다.
카이 프로토콜은 어제 막 출시되었습니다. 정식 라운드는 이제 6일가량을 앞두고 있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프로젝트입니다. 최초의 클레이튼 기반 스테이블 코인으로서 그 사용처를 넓혀갈지, 아니면 과거 숱하게 발행되었던 시뇨리지 쉐어 기반 스테이블 코인들과 같이 하락을 면치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는 지켜봐야 알겠습니다. 결국 실패하고 말았던 BDO, bBDO, sBDO와는 달리 KAI, bKAI, sKAI는 흥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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