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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와 신기술: 리플(XRP)과 RippleNet

스리포터 2021. 5. 22. 02:52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에 힘입어 수많은 코인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머지않아 법과 제도가 정비되며 옥석이 가려질텐데요. 그런 의미에서 미래에 널리 쓰일 기술과 관련된 암호화폐를 알아보는 포스팅, '신기술과 암호화폐' 시리즈 리플(XRP)편 입니다.

 

XRP, 흔히 리플이라 불리는 암호화폐는 리플(Ripple)사에서 발행한 토큰입니다. 리플사는 2012년 설립된 회사로 송금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IOV(Internet of Value)라는 가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IOV라는 말이 쉽사리 와닿지 않을 텐데요. 간단하게 말해 리플사는 매우 빠르고 간편한 송금을 지향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현재 국내 송금의 경우 빠르게 처리가 되지만 국제 송금은 각 나라 사정에 따라 며칠에서 몇주가 소요되기도 합니다.  세계적으로 해외 송금의 경우 해외 송금망을 운영하는 Swift라는 업체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Swift 시스템의 문제점은 너무 느리다는 것인데요. 리플이 추구하는 것은 이메일 보내듯 빠르고 간편한 송금입니다. 이를 위해 리플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뉴욕, 영국, 이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리플(Ripple)사 홈페이지. 추구하는 목표가 잘 드러난다.

 

우선 리플사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리플넷(RippleNet)과 Swift사를 통한 국제 송금 절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Swift사는 국제 송금을 처리하기 위해 Pre-funding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A은행에서 미국의 B은행으로 한달에 평균 1조원이 송금된다면, A 은행은 B은행에 계좌를 미리 만들고 1조를 예치해 둡니다. 마찬가지로 B 은행도 A 은행에 계좌를 만들고 1조를 미리 예치해 두는데 이를 Pre-funding이라 부릅니다. 만약 한국에 사는 제가 미국에 사는 유학생 친구에게 100만원을 송금한다고 치면, A 은행은 제 계좌에서 100만원을 인출한 뒤 B 은행에 전문을 보내 Pre-funding 된 1조에서 100만원 상당의 달러를 B의 계좌로 보내게 합니다. 이 경우 두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먼저 전문을 은행원들이 일일이 주고받다 보니 지체되기 십상입니다. 환율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이를 조정하는 전문이 몇 번씩 오갈 수 있고 만약 상대 은행의 국가가 휴일일 경우 그대로 다음 영업일 까지 처리가 밀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 만약 보내려는 국가의 은행과 우리나라의 은행에 Pre-funding을 맺은 곳이 없다면 경로가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중간에 두다리, 세다리씩 거치게 되고 소요기간은 더욱 늘어납니다. 

리플사에서 꼽은 현 체재의 문제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리플넷은 ILP(InterLedger Protocol) 기술을  사용합니다. 쉽게 말해 ILP는 국제 송금 시 발생하는 전문을 은행원이 직접 처리하지 않고 컴퓨터로 자동으로 처리하는 것인데요.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여 조작이 불가능하도록 만든 것 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조작이 불가능한, 해킹할 수 없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니까요. 이럴 경우 리플넷을 설치하여 ILP를 지원하는 은행 사이에서는 복잡한 전문이 컴퓨터로 알아서 처리가 되므로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송금이 가능합니다. 최소한 컴퓨터가 공휴일에 쉬지는 않으니까요. 다만 ILP 기술을 적용해도 pre-funding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묶어둬야 한다면 돈을 계속 순환시키며 수익을 발생시켜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처럼 pre-funding 구조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리플에서 추진하는 것이 ODL(Om-Demand Liquidity) 시스템이고 바로 여기에 XRP 암호화폐가 사용되는 것입니다. ODL은 pre-fudning된 자금으로 돈을 주고 받는 대신 XRP를 통해 송금을 합니다. 예를 들어 호주 은행에서 미국 은행으로 돈을 송금할 때 Swift사를 통해 송금한다면 서로 pre-funding을 해두어야 하지만 ODL을 통해 송금할 경우 그냥 XRP를 사서 송금하려는 나라의 암호화폐 거래소로 XRP를 보낸뒤 그 거래소에서 최종 목적지인 은행으로 송금받은 XRP를 달러로 환전해서 보내면 그만입니다. 이 경우 훨씬 빠르면서도 pre-funding으로 묶이는 자금 없이 송금이 가능합니다. 몇 주가 걸릴 송금이 몇 초만에 해결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ODL도 한계는 존재하는데 바로 유동성의 규모입니다. 각 국가의 은행의 경우 몇조 단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송금에 문제 없지만 ODL에서 거쳐가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우 그정도 현금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현재는 ODL을 통해서는 소규모 송금만 가능하고, 회사간 거래 대금 같은 대규모 송금은 사실상 힘든 실정입니다. 

리플넷이 어필하는 장점들. 빠르고 정확하며 효율적이다.

 

정리하자면 리플사는 리플넷이라는 서비스를 제공중이고, pre-funding 시스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ODL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ODL에 우리가 흔히 아는 XRP가 쓰이는 것이고요. 따라서 만약 미래에 정말로 리플사가 국제 송금에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면 은행들도 대규모 송금에 XRP를 쓰는 날이 올 것이고, XRP의 가치는 상승할 것입니다. 물론 국제 송금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ILP기술을 쓰려는 업체는 리플사 하나가 아닙니다. 경쟁사들이 존재하죠. Swift사에서도 현재 시스템의 단점을 인지하고 개선한 Swift gpi(Swift global payments innovation) 서비스를 제공중입니다. 또, 각 국가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쓰이기 시작한다면 굳이 다른 가상자산을 통해 송금할 필요성도 떨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요소들을 인지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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